어설프다
겁없이 들어선
중년
썰렁 벗은 뱀 허물처럼
얼 멍 얼 멍
빈 껍데기
덜 익은 살구 나무의 잔상
며칠째 밤잠
설치고 중년을 앓았다
휘날리고
흔들리고
살아있는 모든 것들이
아파 보이고
맥없이 슬프다
고들빼기 다듬고 난 손맛처럼 입안은
쓰다
메마른 가슴....
벌겋게 불달은
닭발 몇개로
미완성의 고뇌
오늘도 쓴잔을
부었다
발 자욱 널린
후비진 골목
날 벌레 겁없이
달려드는
가로 등 불빛에 치솟는 흰머리 중년은
떠든다
고통이 연장되는
도시의 샛바람에 뼈마디가 시립다
마음도 시려
한밤 책을 폈다
뿌옇다
삶의 두려움으로
번연히 초조한 중년
어디서부터
잘못된 것일까
사랑이 빈곤하니...
영혼도
빈곤하다
내 중년은 늘 허기지고 그냥
아프다
*(글/에스텔님)*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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